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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춤을 멈출 수 없는 이유


(시흥타임즈=우동완 편집장) 어느 한 부족의 청년들은 20살이 되면 성인이 되는 시험을 치룹니다. 

시험의 내용은 ‘사자사냥’입니다. 사자를 잡아오면 성인식을 통과 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사자에게 잡아먹혀 부족의 희망이 사라집니다.

이 부족의 추장은 사냥기간 동안 안전과 번영을 기원하는 춤을 춥니다. 사냥터로 가는 3일, 사자를 사냥하는 3일, 또 사자를 잡아 돌아오는 3일, 총 9일간 쉬지 않고 춤을 춥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달 30일 시흥시청을 방문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강연 내용입니다. 

이 전 장관은 철학자인 마이클 더밋이 개념화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사냥 나가는 3일과 사냥기간 3일은 이해가가지만 돌아오는 3일간 춤을 추는 것은 합리적으로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가는 3일, 사냥하는 3일이 지나면 청년들은 이미 사자를 잡았거나 또는 잡아 먹혔거나 둘 중에 하나로 결과는 정해졌는데 돌아오는 3일간 춤을 계속 추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과는 지난 6일간에 정해졌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추장이 춤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끝났어도 희망을 가진다.’였습니다. 예컨대 시험 날 이미 당락이 결정 난 아들의 발표를 며칠이고 기다리는 어머니의 심정과 같습니다. 

이 전 장관은 “시흥에 비록 시화공단이 있고 시화호가 있지만 문화번성의 희망을 갖고 지금 추장의 춤을 추고 있는 것”이라고 비유합니다. 

외부인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우리 시흥시는 이미 공해도시, 낙후된 도시, 사건 많은 도시로 낙인 찍혀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것이 역설적으로 우리가 춤을 멈출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반전의 역사가 알려주듯 사회는 이미 정해진 결과 그대로 돌아가진 않았습니다. 

근래에 들어서 시흥이 문화도시를 주창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여는 모습에서 추장의 춤이 연상 됩니다. 그리고 그 간절함이 묻어납니다. 

공해를 가진 공단과 천혜자연이 마주한 모순의 시흥.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잘 생각해 봐야합니다. 

지구상에 나란 존재가 단 하나이듯 지구상에 시흥이란 도시도 단 하나 아닙니까. 모두가 같아질 순 없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많은 곳, 산과 바다·들이 풍부한 곳, 청아한 하늘에 별이 보이는 곳.

이곳에서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잘 모르고 외면했던 자연의 살아있는 경이로움(taumazein, 타우마제인)을 찾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빛나는 눈빛으로 희망의 춤을 함께 추는 시민들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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