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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수해현장 3일간의 기록

[시흥타임즈=우동완 편집장] 살면서 지금껏 경험 해보지 못한 폭우였다. 지난 23일 신천, 대야동 일원엔 시간당 96mm의 상상할 수 없는 비가 내렸다. 

얼마 전 수해 피해가 크게 난 충청도 청주보다 거센 시간당 강우량 이었다. 이날 짧은 시간동안 내린 비는 129mm로 위기 상황에 처한 시흥시는 전 공무원을 비상소집 하기도 했다.

거세게 쏟아 부은 비는 신천동 신천 주위 낡은 다세대 주택 반지하와 저지대 상가 등으로 파도처럼 순식간에 밀려왔다. 

신천동에 거주하는 한모씨는 그날을 이렇게 기억한다. “쏟아 붓는 비에 하수관이 물로 꽉 차서 빗물이 흘러들어가지 못하고 배수구를 마치 건너뛰는 것 같았다” 

같은 날, 물이 들어차고 있는 집에서 간신히 탈출한 정모 할머니는 “물이 들어오는 거 같아서 봤더니 순식간에 발목에서 무릎으로 차올라 현관문을 여는데 수압 때문에 열리지 않아 119에 도움을 받아 나왔다” 고 말했다.

신천동 자원봉사센터 이상기 센터장도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 했다. “그날 아침 8시께에 돌보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물이 차올라 문이 안 열린다고 하기에 그대로 내달려 아이들이 있는 집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둘을 간신히 구했다”며 아찔한 순간을 회상했다.

이외에도 주민들이 기억하는 그날의 '탈출' 순간 이야기는 상당히 많다. 어쩌면 생사의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이웃의 도움마저 없었다면 정말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을지 모른다.

이날 폭우로 피해가 가장 심했던 신천동에선(25일 기준) 피해 가구 294세대, 수재민 20가구 47명이 발생했다.
(*시흥시 전체 피해상황: 458건, 주택 침수 410건, 도로침수 14건, 농업피해 8건, 공장피해 15건, 상가피해 11건. 25일 기준)

대부분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저지대 반지하 주택들이었다. 이들은 비가 그치고 며칠 동안 관계기관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집안에 물을 빼고 가재도구를 다 걷어냈다. 쓸 만한 물건은 단 한 개도 없다시피 했다.

그나마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군인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도와준 덕에 정리가 되고 있지만 앞으로가 막막하다. 

다 젖어 내다버린 가구며 가전제품, 도배와 장판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책이 없다.

지난 24일 만난 신천동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시에서 피해조사를 해서 침수된 주택엔 100만원의 보상금을 준다는데 언제 줄지도 모르고, 그 돈으로 복구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고 하소연 했다. 김씨는 일용직 근로자로 “내다 버린 가재도구가 전 재산”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 신축한 신천동 주상복합 D아파트 지하 주차장도 침수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빗물이 폭포수처럼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와 주차장을 저수지로 만들었다.

차량 침수 피해를 당한 신모씨는 “그래도 최신식으로 지어진 아파트라 걱정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의아하다” 며 “(차량침수가)주택이 물에 잠긴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차량은 자차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상은 무난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25일, 수해가 난지 3일째 되던 날 기온은 34도까지 올라 무더웠다. 수해 복구의 컨트럴타워격인 신천동주민센터엔 지원 나온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시흥시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주민센터 공무원들은 피해 접수를 받고, 현황을 파악하고, 복구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동장과 사무장은 연이어 찾아오는 주민민원과 전화통화로 정신이 없는 듯 했지만 재난복구시스템이 돌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피해의 현장에 컨트럴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가적 재난 이었던 미국 911테러 당시 가장 먼저 출동한 지역 소방서장에게 현장 지휘권을 맡긴 것과 같은 맥락이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조직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분명 그날의 폭우는 피할 수 없는 수준의 재난이었다. 하지만 행정당국의 대비와 대처가 시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는지는 시간이 지난 후 천천히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복구가 우선이다. 오늘도 시흥 각계각층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피해를 복구하고 본래 수준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관련하여 시흥시 1% 복지재단이 모금을 전개하고 있다. 전 시민의 자발적 구호(救護)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란 구호(口號)가 현실이 되어야 이 피해를 빠르게 복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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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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