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박소영 객원기자] 학교의 변화는 급격히 오지 않는다. 어른들이 품어주고 들어주니 변할 여지가 생겼다.
10년 전 시화공고의 교감이었던 시절, 1000명에 가까운 학생 수를 자랑하던 특성화고였는데 다시 돌아온 학교에는 340여명의 아이들만 남아있었다.
왜 그럴까? 물음표를 그려봤다. 10년 전과 같은 학교, 엄청나게 줄어든 학생 수. 변화를 거부했던 것이 문제였다.
퇴직을 앞 둔 김종호 교장은 임기 마지막까지 괜찮은 학교로 다시 재도약을 시키고 퇴직을 해야겠단 결심을 했다.
이 난관을 극복하려면 무엇부터 해야할까 고민했다. 하나는 학교문화를 바꿔야만했다. 하나는 시스템적으로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학과개편과 교명변경이 필요했다.
- 문화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제일 먼저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여기가 모교가 아니고 근무지일 뿐이야. 너희들에게는 뭐니? 모교잖아. 너희가 졸업했을 때 ‘너희 모교가 어디니’ 물어보면 대답을 못할 것 아니냐. 좋은 이미지를 같이 만들어가자. 그 첫 번째가 흡연이다! 우리 하지 말자“ 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장실 문을 열기가 무서웠다. 징계를 줘야 될까봐...그렇지만 지금은 선생님들이 문을 지키지 않는다.
“교장선생님 이것 좀 해주세요.”
“에이 ~ 그건 어렵지!”
“그럼 저 담배 필거에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해야하나 아이들과 긍정적으로 통하게 됐다.
교내 및 주변에 흡연으로 징계 받는 일이 없어졌다. 그러한 변화가 가능성으로 보였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받아들여지고 비전을 공유하게 되는 선순환구조가 그려지지 않았는데 기존보다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니깐 희망이 보였다. 그래서 더욱 노력했다.
- 시스템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90프로 아이들이 정왕지역에서 온다. 여기 있는 아이들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원서를 넣으면 쉽게 갈 수 있다. 배곧이 과밀이 되면서 정원을 늘려 놨다. 은행지구나 연성지구는 학급당 2명씩 줄여놨는데, 여기는 오히려 늘었다. 고입정원을 넉넉하게 잡아놓으니 특성화고를 지원할까?
인식변화가 필요했다. 특성화고를 왜 선택하나? 인문계를 못 가니까 성적이 낮은 아이들이 밀려왔던 것은 과거일 뿐, 정말 원해서 소신 지원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아이들이 감소했다.
그래서 교명을 ‘경기스마트고’로 바꾸고 학과를 개편했다. 이미지를 바꿔야했다. 제일 큰 변화는 전기과와 기계과 1학급씩 없어지고 뷰티학급 2학급 늘어난다. 총 9학급인데 공업계열이 7개, 가사실업계열 2개 현재는 7:2의 비율인데 추후에는 기존학과5개 뷰티2개 첨단2개 등 점차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바꿀 생각이다.
뷰티아트과를 고르게 된 주 원인은 뷰티기술을 배우기 위해 학생들이 멀리 가야했다. 안산시에는 국제비지니스고에 한학급이 있고, 부천과 인천은 지역적으로 멀어서 영향력이 없었다. 뷰티기술이 아이들 진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을 진학하더라도 미용학과 관련 대학이 많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취업에만 집중했던 점을 보완했다. 취업률이 높아야한다는 모터를 바꿔 취업을 원한다면 좋은 직장을 갈 수 있도록 연결하고, 진학을 원한다면 인문계 진학했을 때보다 더 좋은 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목표였다.
회사경력이 3년이 되면 대학에서 특례로 받아주는 <선취업후진학>과 특성화고 다니는 아이들<1학습 병행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며 좋은 회사를 가서 대학으로 진학하는 발판을 만들어주기 위해 질적으로 효과를 높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교장선생님의 결심 이 후 큰 틀을 기준으로 하나씩 하나씩 변화의 움직임을 보였고 선생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줬다.
내부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학부모들도 함께 도왔다. 학교를 개방하면서 아이들과의 신뢰 속에서 ‘우리 학교가 좋아지나보다’ 생각하며 같이 노력했다. 외부에서도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 학교이미지 변화에 기폭제가 되었다.
당연한 것들이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굉장히 절박했다. 문제를 인식하고 목표를 잡아 변화를 시도한 것, 그리고 그 시도를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준 것.
선순환이 중요했다. 부던한 노력 끝에 바뀐 것이다. 교육은 학생을 위한 것이다. 그 교육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학교의 제일 어른이 아이들을 믿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현재 경기스마트고는 2019년 11월 신입생 원서접수를 했으며, 2020년 1월 신입생 2차 추가모집을 마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