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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편집실에서] '위험한 망각'

[시흥타임즈 우동완 편집장]

“예산은 거래나 담합의 대상도 아니며, 예산 심의권을 무기로 특정단체를 길들이려는 시도도 중단돼야 한다.”, “예산심의에 파행을 겪게 하는 행위는 시민의 아픔을 고려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지난 2014년 12월 사상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벌어졌던 시흥시의회에서 당시 예결위소속 모당 A의원이 발언한 내용입니다. 

그는 또 이런 말도 했습니다. 

“부서에서 상정한 예산의 절반을 삭감하는 경우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결국 시민들이 받아야 할 혜택은 줄고, 공무원은 일은 안 해도 되는 구조로 예산 심의가 된 것 같아 답답하다”

이랬던 그가 당시 소속당을 탈당하고 다른당에 입당하자 입장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2017년 시흥시의회에서 다시 예결위가 된 그와 같은당 의원들은 다수당의 힘으로 시흥시가 올린 예산을 잡고 흔들고 있습니다. 물론 의원이 불필요한 예산을 골라서 삭감하는 것은 의원 고유의 권한이자 집행부를 견제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특별한 명분 없이 의회를 무시한다는 이유를 들어 부서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SOC에 투입되는 계속사업비와 사회·문화 관련예산 등을 줄줄이 삭감하는 것은 공심보단 사심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추경에 삭감된 사업만 341개, 금액은 744억 원에 이릅니다. 이중 기반시설 구축에 필요한 예산이 통과 되지 못하면서 공사에 차질이 생긴다면 지체배상금과 투자시기 지연으로 시민수혜와 기회비용 절감 등의 상실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지난날 “예산 심의권을 무기삼지 말아야 한다.”며 예산 삭감을 걱정했던 그가 이렇게 돌변한 이유가 뭔지 그의 변명을 복기 해봐야겠습니다. 

지난 19일 A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시장을 포함해 시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시의회가 존재하고 그 견제수단으로 조례제정권, 예산, 의결권을 시민들이 주신 것이다. 지금 시의회는 시장의 독선을 막기 위해 시의회 의결권을 가지고 행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장과 같은 소속 당에서 활동할 당시는 시장이 오만하고 독선적이지 않아 예산 삭감을 걱정했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그렇지 않아 예산을 무 자르듯 잘라내고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때는 의원의 책무를 몰랐는데 지금 그 사실을 알았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에 와서 입장을 바꾼 것은 단지 입장이 다른 당에 입적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과 그동안 예산심의에 대한 원칙이 없었다는 말로밖엔 들리지 않습니다. 

시민사회는 시장과 다른당 소속의 다수 의원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는 제시하지 못한 채 마치 한풀이 하듯 거침없이 행동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보냅니다. 의원이 시장을 견제함으로 인해 시민이 피해를 입어선 안 됩니다. 

그리고 이 견제가 오로지 사심이 아닌 공심에 의한 것이라는 명확한 확신을 줘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시민이 보기에 지금 그 부분은 선명하지 않습니다. 

또 지성인이라면 “무시당해서” 라는 이유로 “나의 모든 행위가 합당하다” 하지 못한 다는 것은 잘 아실 겁니다.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하고 경시하고 등한시 했다면 그것을 이유로 시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많은 예산을 잡고 흔드는 것이 아니라 디테일한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했습니다. 

의원들이 자주 얘기 했듯이 예산은 시민이 낸 혈세입니다. 그 세금이 적재적소에 유효적절하게 쓰이도록 설명하고 유도하는 일도 시장을 견제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사실 시민 입장에서 보면 이당 의원들이나 저당 의원들이나 별반 다르지 않지만 자신들이 정말 잘못된 부분을 꼬집어내 질타하고 시장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하는 일을 사심 없이하고 있는 것인지는 한번 묻고 싶습니다. 

시민들이 대표로 뽑은 의원들의 말과 행동을 기록하고 중요한 자료로 보관·보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시의회에서 “누가봐도 시원하게 잘 지적했다” 이런 말들이 회자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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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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