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지난 5월 어느 저녁, 시흥시 한 도서관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삼삼오오 모인 지역 주민들과 퇴근길 발길을 돌린 가장들이 보였습니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플롯, 드럼 등 익숙한 악기들이 클래식 곡들을 연주했습니다. 정장을 차려입은 한 가장은 눈을 감고 곡들을 들으며 하루 동안 쌓인 심신의 고단함을 차분히 내려놓은 것 같았고, 어린아이들은 어디서 들어본 곡들일까 귀 기울였습니다. 또 얼마 전 은계호수공원에서 열린 힙합축제엔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시민들이 모여 티비에서나 보던 스타들과 함께 떼창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너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 시민들의 문화예술적 욕구는 상당히 높습니다. 고단한 일상을 달래고 "그래도 다시 살아보자", 일으키는 힘이 바로 문화예술의 힘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그런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타 시에 비해 별로 없습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5월 16일 발표한 2024년 ‘243개 지자체 문화예술 부문 예산 현황 분석’ 자료에 보면 시흥시의 경우 전체 예산 약 1조 6천억 대비 문화예술 부문의 비중이 약
[글: 이상범] 김민기의 노래를 듣는다. ‘뒷것’ 되기를 자처한 김민기의 발자취를 좇는다. 조명의 사각지대에서 희미해야 할 그의 자태가 눈부시게 선명하다. 덮으면 덮을수록 더욱 도드라지는 게 있다. 숨기면 숨길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게 있다. 진실이다. 김민기의 삶이 그렇다. 그의 앨범 재킷을 보라. 사람의 얼굴이라기보다는 악귀를 쫓는 탈의 형상이다. 섬뜩하다. 그 ‘불만 서린 얼’ 앞에, 나 한 점 부끄러움 없노라, 당당할 사람 과연 몇이나 될는지. 그러나 김민기를 가까이하는 사람들은 안다. 그 탈의 이면을. 그 탈 속에 머금은 미소를, 눈웃음을, 정겨움을, 살가움을, 따뜻함을. 그 ‘어여쁜’ 얼굴 앞에 녹아내리지 않을 사람 없으리라. 근엄하게 구성지고, 단호하게 부드러우며, 냉혹하게 따뜻한 음성은 또 어떤가. 멀리서나마 그의 삶을 곁눈질하다 보면 존경심보다는 부채감이 앞선다. 그에게 큰 빚을 지고 산다는 생각은 나만의 것일까. 갖은 은혜를 다 열거하여 무엇하랴. 고마움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그보다는 마음이 무겁다. 너무 외롭지는 않을까, 너무 고독하지는 않을까, 너무 힘들지는 않을까. 가슴이 시리다. 측은해 미치겠다. 형편없는 나의 삶에 부끄러워 죽겠다.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시흥시가 내국세 결손과 전철역 건설 등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들어가는 돈을 메꾸기 위해 2천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배곧신도시 토지 매입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한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지방채 발행에 대해 선을 그었던 시흥시는 코로나19 대응에 따른 연이은 세수 부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투자 시기 도래 등으로 기조가 바뀌었다. 시는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열린 시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방채 발행을 공식적으로 보고했다. 시의원들은 시의 이런 재정 상황과 대규모 사업에 들어갈 자금의 흐름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우려 깊은 목소리로 시를 비판했다. 가정이든, 기업이든, 지자체든, 부채를 얻는다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할 사항이다. 그런데 시흥시는 이런 중요한 일을 계획하면서, 대의민주주의로써 시민들이 권한을 부여한 시의원들과 적어도 수개월 전에 숙의적 토론 한번 열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또 아무리 어려운 경제 상황을 지나고 있다고 해도 빚을 얻는다는 것에 무조건 수긍할 시민이 없을 것이고, 이는 시가 예측 없이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반증으로 들
[글: 김경민] 지연되었던 은계호수공원이 개방되고 무대에서 행사만 시작되면 모든 것이 정상화될 것이라 생각했다. 주말이면 무대 앞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그것만 봐도 “여기 정말 대박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상 그런 생각과 계산으로 1년 이상 지연된 은계호수공원 개방과 공원행사 활성화를 위해 상인회가 만들어지고 끊임없는 공동의 노력을 통해 상권활성화 관련 의견이 전달되었다. 지금도 공원개방을 위해 수백건의 탄원서를 LH공사에 전달했던 절절했던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문제는 은계호수공원 상권은 지금도 적자상권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외부인들을 만나면 보편적으로 듣게 되는 반응이 “은계호수공원 이제 잘 되지 않나요?” 이다. 상권활성화를 위해 여러 공모사업에 지원하며 심사를 받을 때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듣게 된다. 심지어 다른 지역에서 왜 은계호수공원과 거북섬에만 특정 행사들을 해주느냐, 라는 민원도 발생했다고 한다. 여전히 적자 상권인데 그런 피드백이 나온다는 것은 도시전체의 상권경제가 어렵다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시점에서 은계호수공원 상권에 대한 팩트를 좀 펼쳐놓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 본질을 회피하게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지난해 12월 예비후보등록으로 시작된 120일간의 국회의원 선거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지난 10일 실시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시흥시 갑·을 선거구는 진보 진영인 민주당이 큰 격차로 상대 후보들을 따돌렸다. 민주주의의 본질인 투표는 반장 뽑듯이 정치인 한 명만을 선출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방향을 선택하고 내가 살아갈 내일의 모습을 결정하는 큰 계획이다. 전국적으로 정권 심판의 바람이 거세게 분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은 진보 진영에 힘을 실어주는 선택을 했다. 정당정치 체제에서 개인의 정치적 견해보다는 정당의 특성이 강하게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이 겪는 고통과 분노는 여당인 보수 정권을 향했지만, 그렇다고 진보 진영이 잘 해왔다고만은 보기 어렵다.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지만 여전히 여·야는 국민들의 눈높이와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 채 자신들의 생존만을 위해서 ‘이전투구’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당선자들은 이번 선거과정에서 외친 것과 같이 과거의 정치를 답습하지 말고, 본인들이 정치를 하려는 이유와 초심을 돌아보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대다수 국민들을 위해서 신발 끈을 더욱 동여매길 바란다.
[시흥타임즈] 시흥타임즈가 임병택 시흥시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 시장은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으로 생명의 보고가 된 '시화호 30주년 사업'을 꼽았다. 그는 “시화호를 대한민국 대표 환경 교육 중심지, 친환경 성장의 거점으로 조성하는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또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함께 시흥시 바이오산업을 이끌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을 통해 수도권 서남부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고, 대한민국 의료바이오 산업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아울러 "일자리를 늘리고, 골목상권과 기업을 지원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임병택 시흥시장과의 일문 일답이다.] Q. 2024년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A. 올해 시화호 조성 30주년을 계기로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흥시는 일찍이 시화호가 지닌 가능성과 가치에 주목하고, 시화호를 시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부지런히 기반을 닦아왔다. 아시다시피 시화호는 심각한 환경오염을 겪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오염을 극복했다. 이 환경오염 극복의 역사는 시화호가 지닌 가치이자 시흥시의 훌륭한 자산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과거 시화호가 죽음의 호수였다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시민들의 신음이 깊다. 동네 골목 한 바퀴만 돌아봐도 위태로운 상황이 직접 피부로 느껴진다. 종업원을 여러 명 쓰던 가게는 불경기 타격으로 주인이 직접 서빙 보는 집이 부지기수다. 또 한 달에 외식 서너 번 하던 가정은 외식은커녕 고금리와 고물가의 부담으로 밥상 반찬까지 줄여가며 수년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흥시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시흥시의원들의 의정활동비를 월 36만원(기존: 110만원, 인상안: 월 146만원) 올리는 안을 잠정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법 시행령 일부를 개정해 올해부터 기존 의정비보다 광역의회 의원은 50만원, 기초의회 의원은 40만원까지 더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이유다. 사실 의정활동비는 지난 2003년 이후 20년간 상한선이 동결됐었다. 그러나 의원들이 월급의 개념으로 받는 월정수당은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적용해 해마다 올라왔다. 시흥시의원들의 경우 월정수당(월 288만원)과 의정활동비(월 110만원) 등을 포함해 연간 4,780만원 가량의 의정비를 받고 있고 의정비 외에도 업무추진비·정책개발비·의정활동 등의 예산은 따로 지원받는다. 여기
[시흥타임즈=양시내 운영위원장/서성민 자문위원장] 항상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는 시흥타임즈 구독자 여러분, 2024 갑진년(甲辰年)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그 복을 많이 나누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모두의 일상속에 행복이 있음을 항상 느낄 수 있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시흥타임즈 운영위원회와 자문위원회는 시흥타임즈가 시흥시민들에게 알려져야 하는 사실에 대해 충실한 확인과 객관적인 근거를 갖추어 보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시흥타임즈가 시흥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그 어떤 부당함과 타협하지 않고 지역언론 본연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동그란 나침반 안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며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 고(故) 신영복 선생님은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좋으나, 만약 그 바늘 끝이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그것은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에 버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지상태로 머물러 있다면 부패와 타락에 이르지만 끊임없이 흔들리는 몸짓이야말로 가장 정확한 방향을 찾기 위한 고뇌의 몸짓이자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동력일 것입니다. 올바른 목표점을 향해서 끊임없이 떨리는 그
[시흥타임즈]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편정윤 학생은 시흥에서 나고 자랐다. 정왕동에 있는 함현초ㆍ중ㆍ고등학교까지 총 12년을 시흥 교육 시스템 아래서 성장했다. 학교가 끝나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단지 내에 있는 보성 생명순환마을학교로 향했다. 당시는 그게 당연한 일이었다. “계기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어요. 초등학교 6년 내내 마을학교를 다녔거든요.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았으니까. 친구들도 대부분 거기 있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지역이 아이들을 품어내는 돌봄시스템의 일종이었다고 편정윤 학생은 말했다. 먹고, 놀고, 배우는 모든 과정이 그곳에서 이뤄졌다. 학교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학습 프로그램을 아이들은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교육과 지역의 것이 적절히 혼합된 현안을 마주하고 스스로 해답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배우는 모든 순간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미술수업에서도 친구들과 창작물을 만들었고요, 지역 전통놀이 시간도 있었는데 학습 개념이 아닌 놀이의 개념이 강했죠. 하지만 스스로 사고하고 협업하는 거의 최초의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이때 독서습관도 많이 길러졌
[시흥타임즈=대표/편집장 우동완] 노인들만 남아있던 쓸쓸한 외딴섬, 전남 신안 반월‧박지도. 현재 이곳은 지붕과 담벼락을 비롯해 식당‧정자‧공중전화부스‧펜션‧카페 등등 모든 것이 보라색이다. 심지어 도로 분리대와 분리수거 박스까지도 보라색으로 덮혀 있어 일명 ‘퍼플섬’이라 부른다. 편의점 하나 없었던 이곳에 지난 4년간 관광객 150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관련기사: '한번은 가봐야 할 곳' 신안 퍼플섬 4년간 150만명 다녀가 조성 당시 인구 120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었지만 동네를 살려보자는 절박함으로 실행한 과감한 프로젝트가 동네뿐 아니라 인근 지역을 모두 살려내고 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고 전남 신안 최대 명물로 거듭난 ‘퍼플섬’. 지난 2021년 미국 뉴스 채널 CNN은 퍼플섬을 이렇게 소개했다. “보라색에 올인해 인스타그램 명소로 탈바꿈했으며, 사진작가에게는 꿈같은 섬이다” 이런 사례를 보며 시화호와 거북섬 살리기에 안감힘을 쓰고 있는 시흥시는 어떤지 생각해본다. 환경오염을 극복하고 죽음의 호수에서 생명의 호수로 탈바꿈한 시화호, 그리고 그 위에 지어진 거북섬. 밤길, 시화호 거북섬으로 향했다. 그런데 어느 곳으로 가야 거북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