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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독일에서 느낀 '한국사회’

(시흥타임즈=마소현 객원기자) 얼마전 짧은 일정으로 유럽을 다녀왔다. 그 중 '독일'이란 나라에 대해 짧게 쓰고자 한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사회에서 살던 나에게 그곳은 '느림'의 도시 같았다. 기본과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나라.

대학로 거리, 자동차들은 많았지만 경적을 울리는 차는 보지 못했다. 왜 인가 했더니 경적을 울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벌금이 약 50만원이니 누가 경적을 울리겠는가. 고속도로 최고 속도는 시속 100키로. CCTV가 없다. 도로에 차도 없으니 내 맘은 좀 더 빨리 쌩생 달렸으면 한다. 하지만 운전기사는 요지부동. 차 자체에 센서 기계가 작동하고 있어 버스의 운행을 기록하고 있었다. 버스가 임의로 100키로 이상 주행시 약 100만원의 벌금. 111시간 이상 주행시 3번의 경고와 벌금 후 면허 취소. 버스 운전기사의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그리고 버스 운행중지의 시간이 승객들의 안전을 좌우한다고 한다. 오버타임 근무가 익숙한 한국과는 거리가 너무 멀지 않는가.

여행 기간 동안 1일 주행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을 나는 감내해야 했다. 섬머 타임제가 실시되고 있는 그곳은 한국시간으로 밤9시가 되어도 해가 떠 있다. 한국이었다면 야근 하는 회사들의 불빛들로 거리를 밝힐 시간. 한국계 기업을 제외하곤 야근이 없다. 가족들과의 시간이 더 중요하고 근로자에 대한 배려가 많다.

초등학교때 진로를 고민할 수 있고 중학교때 진로를 결정하고 고등학교 가서는 약 2주일 이상을 본인이 희망하고자 하는 직업에 대해 미리 직접 체험을 한다고 한다. 체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교사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부모와도 상담한다. 그 이후 대학교를 가서 과연 내가 무엇을 전공할 것인가를 선택한다고 한다. 농부가 꿈인 아이, 수의사가 꿈인 아이, 청소부, 배관공이 꿈인 아이들. 다양한 직업의 꿈을, 자신의 꿈을 꿀 수 있는 아이들이 행복해 보였다.

여행 도중 우연히 거리에서 결혼식을 하고 있는 신혼부부를 보게 되었다.

'예식장'이 아닌 대학로 거리에서 누가 신부이고 신랑인지 모를 결혼식.화려한 웨딩드레스도 없고 주례사도 없다. 평상복을 입고 친구들과 어울려 담소를 즐기며 서로를 축하해 주는 모습. 한쪽에 세워진 웨딩카가 오늘의 결혼식을 알린다. 한손엔 와인잔을 들고 얼굴엔 미소가 가득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다 먹지 못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 가득한 허례의식이 넘쳐나는 우리네 결혼식이 생각났다.

소득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고 낸 세금만큼 다양한 복지제도로써 삶을 보장받는 나라. 나눔^기부 문화에 익숙한 나라.

2차 세계대전 후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진 독일은 1990년에 통일 되었다. 전쟁의 아픔을 겪고 경제가 침체되었지만 단결된 국민의 힘으로 지금의 독일을 만들 수 있었다. 원전을 철폐하고 이웃나라에서 비싼 값을 주고 전기를 수입해 오면서도 후손들을 위해 자원을 아끼고 자연을 보호한다.

반면, 화려했던 조선업이 무너져가고 물가는 올라 소비자들의 지갑은 열리지 않으며 소비경제는 위축되었다. 또 실업률은 최고조에 이르며 부모세대의 일자리를 청년층과 나눠가져야만 되는 이상한 취업구조를 가진 나라. 원전을 더 만들지 못해 지역 주민들과 난투전이 벌어지고 후손들을 위해 남겨줄 자원은 어디에 있기는 한건지..오늘의 한국이다.

사회는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공간이다. 선별적인 복지제도가 아닌 누구나 혜택 받을 수 있는 보편적 복지제도.

국민들의 복지제도가 우선인 나라치고 가난한 나라는 없다.

"보편·과잉복지는 국가재정 파탄의 씨앗"이라 말한 당도 있다.

한번 '과잉'스럽게 제도를 펼쳐보기나 했는가?

"과잉복지로 인하여 한국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라는 헤드라인 기사를 한번쯤 접해보고 싶은 마음은 비단 나뿐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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